ⓒ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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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뜬 날, 산 중턱에 정박한 배에서는 사람들과 동물들이 내린다. 용인의 한 산 중턱, 노아의 방주를 닮은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쌍을 이루는 갖가지 동물도 없고, 방주의 모양을 띠고 있진 않지만 안위‧휴식을 뜻하는 히브리어 '노아(Noah)'의 의미를 머금어 사람들에게 여유와 평안의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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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올려다보지 않아도 푸른 자연과 편안한 눈맞춤이 가능한 이곳은 비정형의 셰이프가 돋보이는 원목 가구 브랜드 imoi의 쇼룸과 카페 THEE다. 카페에 첫 발을 디디면 환한 자연광으로 빛나는 공간이 꽤나 인상적이다. 시원한 개방감이 돋보이는 양방향의 통창을 통해 전면부에는 석성산이 그려내는 웅장한 산세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으며, 후면에는 작은 중정에서부터 언덕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연속성을 체감할 수 있다. 또한 카운터 및 커피 조리대 구역의 천장을 유리로 마감해, 별도의 조명 없이 창을 통해 유입되는 풍부한 채광만으로도 사용자들의 시선을 이끌어 자연스러운 동선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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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너'를 뜻하는 영문의 고어(古語)인 'Thee'에서 착안한 카페 이름은 대지에 공간을 구축하면서 건축주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빛을 찾고 스스로 반짝이길 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카페를 상징하는 작은 심볼 역시 반짝이는 보석 모양으로 각종 집기는 물론 나선형 계단을 장식하는 천장의 오브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카페에는 건축주의 디자인 감각과 애정이 돋보이는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카페 내부에 배치된 테이블과 의자는 직접 거푸집을 만들어 제작했으며, 1층 한 가운데의 독특한 테이블 받침으로 화분을 사용하는 등 기성품이 아닌 카페 THEE만의 독자적인 감성으로 완성됐다. 계단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겨 도착한 2층은 탁 트인 개방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천장에서 촘촘히 떨어지는 구형의 조명은 낮에는 구름처럼, 밤에는 별처럼 변화하며 공간의 재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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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노란색이 한 방울 떨어진 듯 우아하면서도 따듯하게 빛나는 imoi의 쇼룸은 원목의 문과 조화를 이루는 컬러감과 더불어 사선 형태의 독특한 입면 구조가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imoi는 'In my own image'의 약자로, 사회를 살아내는 수많은 가면 속 진실된 내 모습을 찾아주는 거울을 필두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가구를 만든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조화를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성 아래 쇼룸 공간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 imoi의 제품들이 녹아들 수 있도록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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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i의 쇼룸에는 기둥이 없다. 설계상 대부분의 건축물은 천장을 견고하게 받칠 수 있는 기둥이 필요하다. 하지만 쇼룸 곳곳에 기둥이 놓이게 된다면 가구 배치의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고, 시각적 흐름이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건축주의 강력한 요청으로 기둥을 역할을 대신하는 독특한 형태의 파사드가 완성됐다. 직사각형 형태로 변형한 기둥을 건물 전면부에 사선으로 배열하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지하 피트층을 공고히 다지고 기둥 사이를 통유리로 채웠다. 완성된 구조는 외적으로도 독특한 입면을 자랑하지만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굴절시켜 아름다운 비정형의 태를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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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물론 쇼룸 대부분의 디자인 총괄을 맡아 진행한 건축주는 높은 자살률 등 자극적인 사회문제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한 사랑의 결핍을 느끼는 것에 큰 유감을 느꼈다. 이를 계기로 imoi를 통해 거울을 만들면서 거울 속 스스로가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임을 깨닫길 바랐으며, 더 나아가 카페 공간에서도 휴식과 여유를 즐기며 삶에 대한 애정과 즐거움을 찾았으면 하는 소망을 담았다.


구원을 상징하는 노아의 방주처럼, imoi와 카페 THEE가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안식과 평안을 내려, 지친 일상을 구원하는 또 하나의 방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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